산골강남풍경


앗! 마음설레게 왜이래. 여기저기서
봄! 봄! 봄! 말을 건다.

나물이라곤 시금치밖에 모르는 나. 여기와서 가시오가피 새순을 먹어봤다. 향이 너무도 좋고 맛있어 깜짝 놀랐다. 손님들도 따자마자 먹는 새순맛을 보라고 여기저기에다 가시오가피 나무를 심어놨다.

산두릅. 4월 중순쯤 입안에 봄향을 한가득 선물한다. 파는것과는 확실히 차원이 다르다.

산책로 옆 100여평 남짓에 자작나무 묘목 100그루를 심었다. 아직은 1m 정도의 작은 묘목이지만 언젠가 나에게 클림트의 자작나무숲을 선사해 줄 녀석들이다. 봄 햇빛에 반짝이는 잎들은 눈이 부시다.

펜션을 오픈하면 손님들 따먹으라고 옥수수 700개를 심어봤다. 물론 초보농사꾼의 예행연습이었다. 디자이너 출신 아니랄까봐 일렬종대 줄을 맞춰 심었다. 줄 이탈한 놈들 없지? 역시 쓸데없는데 신경쓰는 초보 농사꾼이다.

5월의 어느 아침 쌓아놓은 자재들 틈속에서 새생명 6개를 발견했다. 이런것도 진짜 처음본다. 과연 부화할까? 

했다. 부화했다. 쯔쯔쯧 어미새 소리를 흉내냈더니 밥달라고 입을 쩍 벌린다. 여기 산속에서의 삶은 정말이지 모든게 신기하다.

안개꽃도 허드러지게 피고
내인생도 허드러지게 피길...

1동 입구에 부귀영화를 상징하는 작약을 심었다. 5월에 이렇게 큰 꽃송이를 보이다니. 너 참 꽃말처럼 대단하다.


제일 좋고 제일 싫은 여름이 왔다.

우리집 펜션을 360도로 둘러싼 산들은 6월부터8월의 아침에 이런 멋진 풍경을 선사한다. 깨끗한 공기를 마시며 저 산들을 보고 있노라면 " 아~~ 잘 왔다. 좋다. 끝내준다"를 연발한다. 내가 여름을 제일 좋아하게 만들어준 자연의 작품이다.

동서남북 우리집을 둘러싼 안개낀 산은 정말이지 말로 표현 못하게 멋지다. 심어놓은 자작나무가 산보다 더 크고 싶은지 쭉쭉쭉 뻗어나간다.

여름 장마철에만 물이 흐르는 산골초가 초입에있는 계곡이다. 우리 펜션으로 올라오는 길목에 있기도 한 이 계곡은 바라만 보고 있어도 시원스럽다.
집은 지어야 하는데 이번 여름장마는 길어도 너무 길었다. 거침없는 물줄기처럼 빠르게 흘러가는 시간이 너무도 아까워 이 기나긴 여름이 참으로 싫었다.
내년엔 손님들로 꽉차 여름이 제일 좋으려나? 제발 그랬으면....

3m쯤 되는 옥수수들이 펜션 진입로에 길게 진을 치고 있다. 옥수수 밑에 서있으면 내가 이렇게 작았나싶다.

손님들 따먹으라고 펜션 뒷쪽으로 과수원을 만들었다, 사과나무 50여그루, 복숭아나무, 자두나무, 살구나무, 앵두나무, 대추나무, 오디나무까지총 130그루 정도 심은것 같은데 23년에는 열매가 맺을 듯 한데....왕초보라 잘 될지 걱정이다. 

8월에 보라빛을 선사할 22,000개의 맥문동밭
화초가 잘 자라도록 풀을 뽑는게 너무도 힘들지만 눈호강시킬 아이들이니 그 어디보다도 애지중지 가꾸고있는 꽃밭이다.

수박따는날 날짜를 적어논다. 임자는 수박따는날 묵는 손님꺼~~~

8월의 코스모스
뭘 몰라도 한참 몰랐다. 2동 앞쪽 300평쯤 되는 땅에 엄청난 양의 코스모스 씨앗을 뿌렸다. 너무 일찍 뿌렸나? 8월 여름이 한창일때 코스모스가 피기 시작했다. 젠장 가을꽃인데..

여름꽃 노각. 우아하다.
이곳에 온뒤 우아하고는 거리가 멀어졌지만 그래도 좋다. 행복이 더 많은 삶

가을은 역시 하늘이다.

이곳에 온 이유다. 공기가 너무 좋아 마을 이름 마저도 공기리인 이곳.
산골초가에 놀러왔다 공기가 너무 깨끗해 그 집 소유의 옆땅을 사서 눌러앉아 버렸다. 
봄에 황사때 몇일 빼곤 미세먼지는 느낄 수 없는 그런 오염되지 않은 하늘을 소유한 땅이다. 
비염이 너무 심해 약을 달고 살았던 내가 이곳에선 약을 먹어 본 적이 없다. 매일 들이마시는 공기가 이렇게 중요할 줄이야. 내겐 공기가 약이다.

모두 손님들이 찍어주신 가을 밤하늘 별사진

산골강남은 겨울왕국

눈이 오면 반가웠던 순수한 마음은 사라졌다. 이 긴 집입로를 어찌 다 치우지? 그래도 손님들은 좋겠다. 이런 드넓은 눈밭을 어디서 구경할까!

산책로를 온통 새햐얀 눈들이 뒤덮었다.
그저 아름답다는 말밖에는 달리 떠오르지 않는다.

왠지 누우면 포근할 것 같아 눈밭에 누워본다. 의외로 푹신한데!!!
자 이제 어떻게 이 흔적을 깨뜨리지 않고 일어날 수 있을까? 잠시 고민에 빠졌다.
Somebody help me!

명품 눈사람 가족의 탄생

멋진 수묵화 하나 건졌다.

세상이 온통 하얗다는 말은 이런걸 두고 한말인 듯

우리집 뒷산에는 울창한 잣나무숲과 낙엽송숲이 좌우 대칭으로 크게 자리잡고 있다. 내년에는 눈덮인 저 뒷산 숲속에 들어가서 하늘 향해 찍어봐야겠다.
아마 눈꽃들이 하늘에 별처럼 매달려 있진 않을까?

봄인줄;;
아니다 분명 12월의 겨울이다.
우리집 펜션을 둘러싼 눈앞에는 드넓은 초록의 밀밭이 겨울이 아닌냥 착각을 일으킨다. 이런 풍경은 정말이지 처음본다. 농사짓는 분들께 감사하다. 이런 차경은 돈주고도 못사는 귀한 선물이다.

골프치고 싶다.

겨울엔 군고구마징. 동치미랑 캬악~~

여긴 산골이니깐 올해 객실에도 난로설치ok
여보 숙소에 난로하나 놔드려야 겠어요.
이 광고카피 젊은 세대는 모르겠지만서도...
왠지 하고싶은 이 주책은?
나이가 든겨 ㅠㅠ

눈이 너무 많이 와서 택배 온것을 머리에 이고 날랐다. 불편하고 힘든 이 산골생활이 ㅋㅋㅋ 근데 난 왜이리 웃기지?
옛날에 차가 귀했던 1970년대에나 경험했을 법한 이 광경이 재밌는걸 보면 아직은 서울사람인가보다.